2025 동티모르 보건의료캠프 소감문 - 배수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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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퐁당 화장실과 공동육아의 마을
1. 지원 동기
: 학창 시절 티비에 나오는 후원 광고를 보고 후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후원할 아이가 정해지면 매달 후원금과 함께 편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기대와는 다르게 형식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매번 똑같은 내용과 이어지지 않는 대화를 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실망만 커져갔습니다.
또한 해외 후원에 대한 안 좋은 뉴스들이 많아지면서, 저의 후원금 또한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이후로 후원을 끊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인지 직접적으로 경험하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해외 봉사가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후 ‘동티모르 의료캠프’의 기회가 찾아와, 놓치지 않고 지원을 했습니다.
2. 활동 내용
: 구충제 교육 및 복약 지도, 양치 활동 도움
저의 메인 활동은 구충제 교육 및 복약 지도였습니다.
기생충이 생기는 이유와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떼뚬어로 교육을 했습니다.
교육이 끝나면 아이들에게 구충제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잘 복용할 수 있도록 지도했습니다.
구충제 교육은 활동이 많은 파트가 아니었기에, 다른 활동들에 비해 금방 끝났으며 그 이후에는 손 씻기 및 양치 활동을 도왔습니다.
아이들이 양치 방법과 횟수는 알고 있었지만, 양치 후 칫솔을 씻어야 하는 것은 잘 모르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양치 후 칫솔 씻기를 알려주었습니다.
3. 느낀 점
: 우선 아이들에게 ‘약’이 생소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약을 처음 먹어보는 아이들은 약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는데,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는 아이들에게 구충제는 필수적인 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에게 약에 대해 설명하고,
주변의 복용 중인 아이들을 가리키며 맛있고 이상하지 않은 것이라는 걸 알려주며 설득했습니다.
구충제 교육은 다른 팀에 비해 활동이 많지 않았기에, 소요 시간이 굉장히 짧았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아이들과 소통은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대부분 ‘의사’와 ‘간호사’라고 말했습니다.
나도 누군가를 동경해 간호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나 또한 아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봉사가 누군가에게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저처럼 개인적인 갈증의 해소나 해보고 싶었던 경험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동티모르의 첫인상은 다소 충격적이었고, 생각보다 더욱 좋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화장실에 휴지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수돗물 대신,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사용할 수 있는 호스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과대평가했었습니다.
험난한 환경에서 지내본 경험이 있기에 잘 먹고 잘 잘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래 먼지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세수만 겨우 할 수 있다는 것에도 너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해맑았고, 이에 비해 월등히 좋은 조건으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저는 항상 불만만 가득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동티모르는 온 마을이 아이들을 공동육아하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낯선 사람들에게도 폭폭 잘 안겼습니다.
그런 모습은 저에게는 너무 생소하고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부러운 면도 있었습니다.
동티모르는 일상적인 모습들을 통해서도, 저에게 새로운 관점과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습니다.
통역사 ‘조나스’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조나스는 한국의 약이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보건 의료봉사로 인해 얻은 혜택들과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소통이 되지 않아 잘 몰랐습니다. 그저 외국인이 신기해서 반겨주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사실 봉사에 임하면서도 저의 활동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우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 보다 ‘좋은 추억을 남겨준 외국 친구’라고만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봉사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조나스를 통해 그러한 이야기들을 들으니, 우리의 활동들이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행동에 대한 영향력을 몸소 느끼니 이번 봉사활동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졌고, 해외 봉사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행동하는 것에 대해 비웃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합니다. 행동을 통해 끼치는 영향력을 본인이 느껴보지 못했다고, 쓸모없는 행동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저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이번 활동을 끝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행동하며 조금씩 변화시키고, 결국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싶습니다.
좋은 경험을 하고, 과대평가했던 제 자신을 겸손하게 바라보게 해주고,
봉사에 대한 저의 인식 또한 바뀔 수 있게 해준 동티모르 의료캠프를 계속 기억하고 발판 삼아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