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운영 총평 및 후기 - 김태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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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업무로 늦게 글을 올리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벌써 의료 봉사 활동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나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의료 봉사 활동 운영 계획을 듣던 초반에 약사님이 참여하지 못해 제가 약국 책임자가 되어 약국을 운영해야 한다는 소식에 많은 걱정을 했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주변에 봉사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약국을 운영 하는게 좋을지 조언을 구해보았지만 각 나라 별 질병, 의료 수준, 의료 봉사 활동의 목표나 준비해갈 약품의 종류 등에 따라 다르므로 현장에 가야 알게 될 부분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수준의 조언만 듣고 불안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약은 잘 복용하면 기적과도 같은 역할을 하지만 잘못 복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독약이 되기에 약사가 아닌 간호사로써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현실적이면서도 중요한 목표를 가지고 약국책임자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동티모르를 가기 전 염려 스러웠던 점은 3곳의 진료실에서 약이 동시에 처방되면, 약을 조제하는 과정이 너무 지연 되고, 그와 연관되어 서두르다가 약이 잘못 조제되어 전달되지 않을까, 약 부작용 설명과 투약 지도가 원활 할까 였습니다.
- 약국 운영 총평
1. 약국 업무 지연
사전에 경증의 UTI, URI, GI 문제, 피부과 질환 등에 사용할 약속 처방을 미리 만들어 현지에 가서 시간 나는 대로 약을 포장해서 준비해 놓으면 약국 지연에 대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에 카톡을 통해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약 종류가 많지 않아 오히려 약속 처방을 만드는 것이 더 복잡할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또한 약 포장 기계를 가져가지 않고 지퍼백을 이용하여 약을 포장할 예정이라는 설명을 듣고 현지에서 어떻게 적용하게 될지 감도 안 왔습니다.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약품을 정리하고 약 처방이 발생하면 어떤 순서로 약을 조제할지 시뮬레이션을 시행해보니 약국 업무 지연에 대한 염려를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약 포장 기계를 가져와 사용한다면 한 봉투에 여러 종류의 약이 아침, 점심, 저녁으로 포장되어 정확한 약 복용에 도움이 되지만 여러 명의 약사가 여러 개의 약 포장 기계로 약 조제를 해야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선택하게 된 것이 functional 즉 기능 위주로 약을 조제하는 것이었습니다. 위장약, 해열진통제, 호흡기약, 항생제, 항진균제, 소아약 및 외용제 파트를 각각 4명이 나눠서 약 처방지를 (챠트 뒷면에 약품 리스트가 있고 여기에 약 처방이 체크됨) 확인하여 본인 파트의 약을 조제하면 다음으로 넘기고 외용제 담당이 1차로 약 종류와 수량을 확인해서 넘기면 마지막으로 제가 약을 크로스 체크하게 됩니다. 지퍼백에는 한 종류의 약만 처방 수량만큼 들어가고 약 종류별로 지퍼백에 담겨 각각의 용법을 환자에게 설명하여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하니 약 조제가 빨라 약국 업무 지연이 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여러 약을 다루기보다 각 파트 별로 정해진 약만 다루게 되어 혼란스럽지 않았으며 두 번의 약 조제 확인을 거치게 되어 약 조제 오류 발생이 훨씬 적어지게 되었습니다.
2. 약 부작용 설명과 잘못된 약 전달의 예방
미리 제공된 약품리스트를 통해 각 약품 별 효능, 용법, 주의 사항, 금기를 정리해 파일로 의료진에게 제공하였고 현지에서 제공 받은 코팅된 약품 리스트에 실재 약물을 각각 테이프로 붙인 후 실물과 약 이름을 한번 더 확인 할 수 있게 하여, 정확한 약 조제 및 전달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각각의 약 이름 옆에 금기(2세 이하 영아, 임부, 수유부), 주의 사항(분쇄하거나 씹지 말고 복용, 식후 복용, 심한 만성 변비, 타제 병용 시 시차를 두고 투여함, 어지러움, 위통, 졸음 유발 등)을 기록하였습니다. 선교사 사모님과 통역봉사자를 통해 테툼어로 이 내용을 따로 적어 현지 약사와 의사 소통 하였고 매번 조제한 약물을 현지 약사에게 전달 시 금기에 해당되는 환자인지 확인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금기에 해당되는 환자에게 약 처방이 되었다면 같은 효능의 다른 약을 사용 할 수 있도록 의사와 적극적으로 의사 소통하여 환자 안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결과로 원활한 약 부작용 설명과 잘못된 약 전달을 예방 할 수 있었습니다.
3. 투약 지도
약사님이 미리 투약 지도 용지를 만들어 주셔서 매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약 종류별로 지퍼백에 담겨있는 약물을 각각 투약 지도 용지에 스테플러로 고정한 후 용법을 동그라미로 표시하여 환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 후기
우선 아쉬운 점은 약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문맹률이 높은 환경이기에 속쓰림, 변비, 설사, 어지러움, 졸음 유발 등의 부작용 설명을 간단한 그림 스티커나 또 다른 어떤 방법을 활용 한다면 현지 약사의 반복적인 설명이 줄어들 수 있고 환자에게 정확한 전달이 될 수 있으며 그리고 듣고 나서 기억 나지 않아 발생 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예방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번 의료 봉사 시 동명이인에 대책을 세워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으로 호명하여 약 전달 후 환자가 바뀐 걸 알게 되었고 다행히 문제 없이 약 전달을 했지만 오싹했던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다음 의료 봉사 활동 시 추가로 가져가야 할 약으로 스테로이드, 더 많은 양의 소아 약(시럽, 항생제 포함), 안약, 귀에 넣는 약, 그리고 소량이라도 옴 치료 피부 연고, 화상 연고 등이 준비 되었으면 합니다.
그 외 물품으로 물티슈 타입인 환경 소독제를 준비하여 진료실이나 약 조제 구역을 청결히 관리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 위생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번 봉사 활동에 참여 시 딸(조 현진)이 손위생 교육을 반복적으로 하며 소소한 상품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사정상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영상으로 교육이 가능하다면 영상을 활용하여 손위생이나 기침 예절, 양치 방법 등 다양한 또는 한가지라도 반복적으로 교육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기간이었기에 동티모르를 안다고 할 수 없지만 환경, 음식, 음악, 인사법 등에 대해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끔 학교에서 봤던 순수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 나라를 조금은 좋아하게 된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움을 주고자 갔지만 실제로는 나의 삶을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나의 주변에 여러분들과 같은 훌륭한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감사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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