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우간다의료지원캠프 일일보고서(0623, 이형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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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님, 지형군, 그리고 저의 포스팅에 많은 관심과 댓글 감사드려요! 하지만 여기 와이파이나 데이터 인터넷 연결이 아주 느리고 불안정한 관계로 ㅠㅠ 한분한분 댓글에 감사의 인사말 못다는점 이해해주세요ㅠ 한국에 돌아가 따로 댓글 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어제 오후 일정과 관련된 포스팅을 올려볼께요~
오전에 뜻밖의 고아원에서의 후원품 전달을 마치고나니 점심 시간이 다되었네요. 우리와 하는 역할과 맡은 임무는 다르지만 같은 마음과 뜻으로 공통의 목적을 위해 일하는 죠프리 선생님과 함께 다른 한분을 소개 하는 포스팅이 될 것 같네요. 사실 어찌보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이번 답사는 앞으로 제 평생에 잊지 못할 방문이 되었습니다.
역시 기상예보와 같이 비구름이 저 먼치에서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기상현상인지라 폭풍우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컷 남겼습니다!
비를 대비하는 우리의 부기사-
비구름이 거의 다 따라오자 다들 속도를 내어 운전하는 오토바이들과 폭풍우를 향해 돌진하는 써닥 소미버스!
비를 맞으며 골목골목으로 굽이굽이 다시 한번 들어가자 동네가 보이네요. 전쟁 영화에서만 보던 느낌의 빈민촌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드디어 두번째 고아원에 도착했어요. 숙소에서 추턴해준 현지인 가이드 카토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벨기에 사람이 운영하는 여아만 있는 고아원이라고만 전해듣고 찾아가게 되었어요.
주차장에 도착하자 일반 주택건물 두채가 우리를 맞이해주네요. 건물엔 The Ssese Social Health&Psycho-social care centre인 Bery's Place 라고 적혀 있었어요. 아마 정신지체나 대인기피 환자들을 위한 치료시설도 겸하는 곳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이번 일정도 역시 즉흥적으로 계획하다보니 부기사가 먼저 찾아가 방문 의사와 함께 간략한 우리의 소개 및 방문목적을 공손히 밝히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부기사가 주차하고 들어가 허락을 구하는 중, 차 앞에는 비가 와도 아름다운 호수가가 보이더군요!
아마 당황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 또한 백인인 베리 아저씨를 보고 깜놀했어요! (집이름인 Bery's place는 아저씨의 이름을 따서 지은거예요) 물론 베리 아저씨도 동양인인 우리를 보도 흠칫 놀랬겠죠 ㅋㅋㅋ 아무튼 저희를 맞아주기 위해 맨발로 나와서 반겨주었어요. 밝은 미소와 함께 저희를 거실로 맞이해줬어요! 오전과는 사뭇다른 고아원 분위기가 아마 느껴질거예요. 타국에서 온 사람들이 너무 반가운지 베리 아저씨는 바로 벨기에 팬케익을 가져다 주었어요:) 우간다에서 먹는 벨기에 팬케익의 맛이란!! 사실 아무 생각없이 저희는 후원품을 받고 행복해할 베리아저씨를 기대했습니다.
간단하게 커피와 벨기에 팬케익과 함께 베리 아저씨가 베리의 집의 설립 배경에 대해 얘기해주셨어요. 첫 말씀은 "당신들이 여기를 고아원이라고 듣고 왔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여긴 고아원이 아니예요."라고 해서 저희 모두 당황했고 현지인 카토를 쳐다 봤습니다. 베리아저씨는 10년 전인 2006년에 벨기에에서 물리치료사로서 은퇴를 했데요. 사실 은퇴 전에도 10개국 이상의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봉사를 했데요. 그러다 은퇴 후 삶이 너무 의미가 없어진다고 판단되어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우간다의 칼랑갈라 섬에 들어와 이 지역의 어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물리치료를 하는 봉사를 하려고 하셨데요. 그런데 여기서 조금 지내시다보니, 어업을 하는 현지인들은 저녁에 배를 타러 나가서 아침에 돌아와 술을 마시고 취해 앞에 보이는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방치한채로 잤다가 다시 일을 하러 나가는 삶을 보고 참을수가 없었다고 해요. 물론 정부는 피해여성들에게 해주는게 없었고, 지역 주민들은 피해여성을 다쓴 일회용품 마냥 취급했다고 해요.
이런 현상이 너무 빈번해지자 심리학자인 베리아저씨의 부인과 함께 피해 여성들을 이곳으로 불러서 지내게하고 심리치료를 해주며 생활 할수 있도록 지도 해주었답니다. 사실 이곳이 고아원이라고 불리게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어요. 술취하고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희생되는 여성들 중에서 아이들은 더욱 쉬운 타겟이었다고 해요. 아프리카 사람들은 물을 싫어해 섬에 오거나 거주하는걸 싫어한데요. 그러다보니 빈민층 밖에 섬에 살지 않고 그나마도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가 많고 금전문제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아이들은 방치하기 쉽상이었고, 성폭력의 위험속에서 항상 살아간데요. 성숙한 여성보다는 어린 아이들은 경찰이나 법집행기관에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어린 여아들이 성폭행의 가장 큰 타겟이라고 해요. 하지만 베리의 집에서는 폭행당한 모든 어린이들을 가리지 않고 받고 심지어 성폭력이 아니더라도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이나 성범죄로 인해 태어난 아이들 또한 받아주다보니 지금처럼 고아원의 모습이 되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저 주택 두채에 60여명의 여아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었어요. 베리아저씨는 이 아이들에게 자신은 원장이 아닌 아버지라고 얘기해주며 아이들을 하나하나 이름하나 까먹지 않고 소개해주었어요. 아이들 또한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이렇게 크고 행복한 가족을 만나 행복하다고 이야기해주었어요. 아이들의 옷부터 밥, 그리고 아이들의 학비까지 모두 베리 아저씨와 부인의 퇴직금과 월급에서 내고 있다고 해요. 오전에 답사했던 고아원은 미국의 여러 단체에서 후원을 받는데 비해 베리의 집은 두 노 부부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어 깜짝 놀랬어요. 물론 자원봉사자들이 한달여정도 함께 지내면서 빨래나, 아이들 과외를 도맡아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워낙 많아 금전적으로 힘들어 베리 아저씨의 부인은 현재 벨기에로 돌아가 일을 하며 월급을 보내주신데요. 이 외에 많은 중요한 이야기들도 많이 해주셨는데요. 뜬금없이 후계자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베리의 집의 운영권한과 집 소유권도 주신다고 하시길래 처음 만나는 저희로써는 너무나 당황 스러웠어요. 사실 속으로 "아 오랜기간 남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시는게 이젠 힘들어 포기하시는 건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잠시동안의 침묵 후에 베리 아저씨는 저희에게 자신이 대장암 환자이고 앞으로 살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셨어요. 사실 여기서 저는 통역과 대화를 병행하던 중 북받치는 감정에 울컥했습니다. 암이야기와 함께 베리 아저씨는 자신은 죽음은 두렵지 않지만 아이들이 다시 위험에 방치되는 것이 두렵고 배리의 집을 운영해줄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사람을 절실히 찾는다고 했습니다. 또한 우리 써닥에도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곳에서 자원봉사나 남을 돕고 싶다면 바닥부터 할 필요 없이 바톤을 이어 받아주었으면 한다고요. 하지만 여기서 제가 아저씨를 뒤를 따라 돕겠다고 결정하지 못한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럽고 아저씨한테도 미안했어요. 한평생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살아온 아저씨가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도 많은 부담과 걱정을 떠안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써닥에서 해줄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판단되어, 일단 정중하게 사죄의 말과 함께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베리의 집을 구경시켜 주시겠다고 했어요.
나무로 만든 이층 침대는 베리아저씨가 직접 아이들을 위해 만드신 침대래요. 아저씨 개인 방만큼 깨끗하고 편안해 보이네요!
여긴 60명 어치의 밥을 만드는 부엌이예요! 부엌은 이곳에 하나 집 안에도 하나 있어요.
여기는 집안에 있는 부엌이구요! 저기 큰 냄비 보이시나요? 저기에 한번에 요리를 하더라구요.
아이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친해졌어요. 집 밖엔 돼지를 기르는 작은 농장과 밭이 있었어요!
베리아저씨와 우리가 따로 도울 수 있는지 물어도 보았어요. 다음에 이곳에 다시 올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만나서 그땐 밥도 같이 먹자고 했습니다.
구경이 끝나자, 베리 아저씨는 너무 반가웠는지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하셨어요.
물론 후원품 반박스도 전달했어요! 배리 아저씨가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정말 10번도 넘게 인사했어요! 베리 아저씨의 감사인사가 이 포스팅을 통해 후원자분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구급약키트 사용법도 알려드렸어요!
짧은 만남동안 개인적으로 제 삶에 많은 교훈과 동기부여를 준 베리 아저씨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런 멋진 분들만 있다면 우리가 사는 이세상은 더욱 아름다울 것 같아요!
이번 포스팅은 사진 보다는 글이 더 많아져 지루하셨을까 죄송하네요ㅠ 다음 일정엔 사진 듬뿍듬뿍 올릴께요! 감사합니다:)